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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암 검진사업 '구멍' 뚫렸다

국가 간암 검진사업 '구멍' 뚫렸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12.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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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암검진 수검률 78.5%인 반면, 간암은 19.9% 불과
검진 대상자 고위험군 타깃 문제...민간에 맡기는게 효율적

국가 간암 검진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대암 검진사업 가운데 공공영역에서 커버해주고 있는 검진이 평균 78.5%이지만 간암은 19.9%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간암 검진은 민간영역에서 80.1%를 커버해주고 있어 국가 암검진 사업 중 간암검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암센터는 17일 우리나라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암검진 수검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2004년 38.8%에 불과하던 전 국민 암검진 수검률이 꾸준히 증가해 2014년에는 67.3%(공공+민간)를 기록했다. 또 암검진 수검률은 위암이 76.7%로 가장 높았고, 자궁경부암(66.1%)·유방암(66.0%)·대장암(60.1%) 순으로 나타났으며, 간암은 25.2%(25.2% 중 공공 19.9%, 민간 80.1%)로 매우 낮았다.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간암 수검률은 수치가 적다는 이유로 제외됐다.(공공+민간 수검률 모두 포함한 평균)
이밖에 자궁경부암은 20대 여성의 수검률이 12.8%를 보여 30대(56.1%)·40대(72.9%)보다 훨씬 낮아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암검진 권고안 이행 수검률'은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 권고하는 검진주기에 따라 5대암(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 검진을 얼마나 잘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국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국가암검진 뿐만 아니라 개인검진으로 받은 암검진 수검률도 포함한다.

선진국들과의 암검진 수검률을 비교하면, 유방암은 미국(66.5%)·영국(73.4%)보다 낮았고, 일본(14.7%)보다 높았다. 또 자궁경부암도 미국(73.8%)·영국(77.8%)에 비해 낮고, 일본(19.4%)보다는 높은 수검률을 보였다.

대장암 검진은 분변잠혈검사만을 기준으로 미국 13.2%·일본 16.1%·우리나라 29.1%로 우리나라가 더 높은 수검률을 보였으며, 국가마다 암종별 검진대상 연령이나 검진간격에 차이가 있었다.

암검진 권고안을 이행한 수검자 중에서 국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국가암검진을 받은 비율은 2004년 45.7%로 절반에 못 미쳤으나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올해 78.5%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가암검진 수검률의 지속적인 증가는 국가암검진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의 결과로 국가암검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증가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수검자들이 암검진의 주된 동기로 답한 것은 '공단 혹은 보건소의 검진 통보를 받고' 라는 응답이 60.4%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보건소와 공단에서 보내는 암검진 통보서가 국민들이 주기적으로 암검진을 받도록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가장 큰 문제점은 간암 검진사업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국가 5대암검진 사업에 간암 고위험군(복부초음파검사·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환자가 2003년부터 포함됐으나 수검률이 25.2%(공공+민간)로 낮았고, 특히 수검자 가운데 공공영역에서 검진을 받은 사람이 19.9% 밖에 되지 않았다.

<2004~2014년 암검진 유형>(단위: %)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공공

45.7

53.5

58.5

54.0

62.9

67.0

70.6

70.8

75.0

76.1

78.5

민간

54.3

46.5

40.2

46.0

37.1

33.0

29.4

29.2

25.0

23.9

21.5

<2014년 암종별 검진 유형>(단위: %)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공공

77.3

19.9

79.9

81.8

77.7

78.5

민간

22.7

80.1

20.1

18.2

22.3

21.5

공공영역에서 검진을 받은 사람(평균 78.5%)이 위암 77.3%·대장암 79.9%·유방암 81.8%·자궁경부암 77.7%인 것을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간암의 경우 고위험군 대상자를 찾는데 한계가 있었고, 조사에 응한 대상자가 44명에 불과해 통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또 "간암은 고위험군(간경변증이나 B형간염바이러스 항원 또는 C형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자)을 대상으로 검진사업을 하기 때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검진사업과는 수치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간암 검진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해 더 많은 환자들이 국가에서 제공하는 검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간학회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간암 검진사업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암은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하고 있는 반면, 간암은 고위험군만 대상으로 검진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검진 수검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간질환의 경우 고위험군임에도 병원을 다니지 않는 환자들이 있고, 나머지 고위험군 환자들은 이미 병원을 다니면서 국가암검진사업에서 빠지기 때문에 수검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고위험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들을 타킷으로 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며, 민간영역에서 80.1%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검진을 받기 때문에 국가가 직접 간암 검진사업을 하기보다는 민간에서 받은 검진에 대한 비용만 지급하고 관리만 하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또 "일본에서는 민간에서 검진을 받으면 국가가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며 "국가가 과도하게 끌고가기보다는 민간에 맡겨도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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